
남양주시가 올해 처음 참여한 ‘경기도 가족돌봄수당’의 신규 신청이 중단됐다. 경기민원24 신청화면에는 남양주를 비롯해 안양·하남·광명·의왕·용인·파주·구리·안성·양평·군포·양주·동두천 등 13개 시·군이 ‘신규 접수중단 시군’으로 표시돼 있다.
가족돌봄수당은 생후 24~36개월 아동이 있는 중위소득 150% 이하 양육공백 가정에서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이나 이웃주민이 월 40시간 이상 돌봄을 제공하면 아동 1명 월 30만원, 2명 45만원, 3명 6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남양주는 올해 새로 참여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하반기 14개 시·군이던 참여지역을 올해 26개 시·군으로 늘렸고, 남양주시도 지난 2월 3월부터 12월까지 사업을 운영한다고 공고했다.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신청을 받되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에 마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사업 첫해가 끝나기도 전에 신규 신청 창구가 닫혔다. 지원가정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이른 마감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사업 축소 이유다. 지난 4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추경 심사에서 박연경 경기도 여성가족국장은 가족돌봄수당에 대해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이용을 하고 계시고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참여 시·군이 매년 늘고 일부 지역은 예산이 빨리 소진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재정 여건을 이유로 지원기간을 단축하고 도비 7억6,520만원을 감액했다. 이용자가 적어 남은 예산을 줄이는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수요가 확인되고 있는 사업을 재정난 때문에 축소한 것이다.
가족돌봄수당은 도와 참여 시·군이 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한다. 경기도는 지난해 도의회에서 일반적인 도비 기준보조율은 30%지만 저출생 관련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 사업은 도비 50%로 설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이번 추경 심사에서 감액된 7억6,520만원을 다시 증액해 기존 사업예산을 유지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경기도 집행부는 어려운 재정 여건을 이유로 증액에 동의하지 않았다. 최종 예산은 18일 본회의 처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이번 가족돌봄수당 축소는 최근 경기도가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원하던 산후조리비를 9월 30일 신청분까지만 지원하고 종료하기로 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두 사업은 성격과 조정 과정이 같지는 않다. 그러나 저출생 대응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출산과 돌봄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이 연이어 종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히 가족돌봄수당은 경기도 스스로 이용자가 많고 반응이 좋다고 평가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재정이 어려울 때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양주에서 현재 중단된 것은 신규 신청이다. 기존 선정가구에 대한 수당 지급이 모두 중단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 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말까지 운영을 예고했던 남양주에서 신규 신청이 조기에 막힌 것은 새로 지원요건을 갖춘 가정에는 직접적인 변화다.
아이가 생후 24개월에 새로 진입하거나 맞벌이 등으로 양육공백이 생긴 가정도 신규접수가 재개되지 않으면 올해 지원을 받기 어렵다. 수요가 많은 저출생·돌봄 정책일수록 확대 여부만큼 중요한 것은 지원을 예측할 수 있는 안정성이다.
산후조리비 지원 종료에 이어 가족돌봄수당까지 재정 조정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경기도가 출산·양육 지원을 실제 예산에서 어느 정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18일 추경 최종 처리 결과와 함께 내년도 가족돌봄수당 사업 규모가 어떻게 정해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