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에코수영장 내부 전경. (사진=남양주도시공사) 남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체육문화시설 9곳의 프로그램 접수방식이 내년부터 전면 개편된다. 기존 회원에게 사실상 무제한으로 허용됐던 우선 재등록 제도가 폐지되고, 매년 12월 기존 회원과 신규 신청자가 함께 참여하는 추첨제로 바뀐다.
남양주도시공사는 지난 2일 체육문화센터 프로그램 접수제도 개선안을 공지하고, 오는 12월 첫 추첨을 거쳐 2027년 1월부터 새로운 접수방식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남양주체육문화센터와 진접, 오남, 화도, 호평, 평내, 와부체육문화센터, 별내커뮤니티센터, 에코수영장 등 9곳이다.
이번 개편은 공공체육시설의 이용 기회를 배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조치다. 기존 회원은 장기간 이어온 우선 재등록 혜택을 잃는 대신 신규 신청자는 인기 강좌에 진입할 기회를 보다 폭넓게 얻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재등록 기간에 제한이 생긴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기존 회원이 매월 재등록하면 특별한 제한 없이 같은 강좌를 계속 수강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인기 강좌는 기존 회원이 자리를 비워야 신규 신청자가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내년부터는 추첨에 당첨되더라도 해당 연도까지만 재등록할 수 있다. 다음 해에도 같은 강좌를 이용하려면 기존 회원과 신규 신청자 모두 다시 추첨에 참여해야 한다. 연초에 당첨되면 최대 12개월 동안 재등록할 수 있지만, 연중 결원 추첨으로 들어온 회원도 그해 12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동일 강좌는 1인 1개 반으로 수강이 제한된다. 한 사람이 같은 종목의 여러 시간대나 반을 중복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 회원의 반 변경 제도도 폐지된다. 다만 서로 다른 체육문화센터에는 동일 종목을 각각 신청할 수 있다.
신규 회원 모집과 개인 사물함 배정 역시 온라인 추첨을 원칙으로 바뀐다. 수영 마스터즈반과 교정반 등 일부 전문강좌는 추첨 당첨자를 대상으로 첫 수강 때 실력 테스트를 진행한다.
첫 정기 추첨은 오는 12월 진행된다. 도시공사가 제시한 예정 일정은 1차 접수 12월 1~7일, 2차 접수 12월 12~15일이다. 이후 1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하는 결원도 매월 추첨으로 충원하고 남은 자리는 선착순 접수한다.
시설 이용시간도 일부 확대된다. 9개 시설에서는 토요일 자유수영을 확대하고, 별내커뮤니티센터와 진접체육문화센터는 토요일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린다. 헬스 강좌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자유헬스를 운영한다.
남양주도시공사는 기존 회원 중심의 재등록 방식이 신규 이용자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개편 이유로 들었다.
공사에 따르면 남양주 인구는 2008년 약 51만명에서 현재 약 74만명으로 늘었지만 9개 체육문화시설의 등록 회원은 약 3만8천명이다. 인구 증가에 비해 공공체육시설 이용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제도 변경의 배경이다.
남양주시가 지난 9월 18일부터 10월 8일까지 진행한 시민 설문조사에는 1,710명이 참여했다. 재추첨 주기를 묻는 질문에 1년 단위를 선택한 응답자는 1,046명으로 61%, 6개월 단위는 664명으로 39%였다.
1년 주기를 선택한 시민들은 운동의 연속성과 강습 진도 유지, 잦은 추첨에 따른 부담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반면 6개월 주기 선택자들은 신규 이용자의 진입 기회 확대와 특정 회원의 장기 이용 방지를 중시했다.
이번 개편으로 신규 이용자의 기회는 넓어지지만 기존 회원에게는 고민도 생긴다. 특히 단계별 강습이 중요한 수영이나 장기간 꾸준한 참여가 필요한 운동은 매년 추첨 결과에 따라 수강이 끊길 수 있다.
온라인 접수가 확대되는 만큼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에 대한 안내와 접수 지원도 중요해졌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체육시설 부족이다. 추첨제는 한정된 강좌를 보다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이지 수강 정원 자체를 늘리는 대책은 아니다. 인기 강좌에 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은 제도 변경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
남양주시와 도시공사는 추첨제 시행 이후 강좌별 경쟁률과 탈락자 규모, 수강 중단에 따른 불편을 살피고 시설과 프로그램 확충에도 나서야 한다.
공공체육시설의 공정한 이용 기회를 보장하는 것과 시민들이 원하는 운동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이번 개편이 단순히 이용자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체육서비스 확대의 계기로 이어져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