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월 13일 발표한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 대상지와 개발 구상. 와부읍 일대 228만㎡에 2만1,700호 공급이 계획돼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정부가 남양주 와부읍 일대에 2만1,700호 규모의 공공주택지구 조성계획을 발표하기 전 경기도와 공식적인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경기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9월 3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정현미 경기도의원은 경기도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공공주택지구 발표 전 경기도와 공식적인 사전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8월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 228만㎡에 총 2만1,700호를 공급하는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고 기존 철도망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농생명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발표 12일 뒤에야 경기도에 공식 협의 요청
정 의원이 이날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 지정 제안서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경기도에 공식 요청한 시점은 정부 발표 12일 뒤인 8월 25일이었다.
정 의원은 “경기도가 제출한 자료를 확인해 보니 공공주택지구 발표 전 경기도와 공식적인 사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국토부는 지구 지정 제안서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지난 8월 25일에야 경기도에 요청했고 도는 관련 부서 검토를 거쳐 회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공공주택지구 조성은 주택 공급에 그치지 않고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 학교와 공공시설, 토지 보상과 주민 이주대책 등 지역의 생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택지 발표 과정에서 사전정보 유출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정 의원은 교통과 기반시설, 주민 보상 등에서 경기도의 역할이 큰 사업인 만큼 지역 여건과 주민 의견이 사업 초기부터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와부읍 일대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 국도 6호선과 북한강로 진입 구간 등을 중심으로 교통혼잡이 발생하고 있어 신규 주택 2만1,700호 공급에 따른 광역교통대책이 지역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경기도·GH 사업시행자 참여 국토부 건의키로
경기도는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에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은선 경기도 도시개발국장은 이날 본회의 답변에서 도로와 학교 등 지역 현안 해소와 기반시설·자족시설이 충분히 계획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 및 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업 추진 과정의 이견 조율과 갈등 해소를 위해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보상 지원과 민관공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고, 경기도 정책을 사업에 반영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협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경기도와 GH의 사업시행자 참여를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주민 보상과 이주·생계대책 마련을 위해 남양주시와 함께 주민들이 참여하는 민관공 협의체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LH와 GH, 한국국토정보공사(LX), 시·군 등 보상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보상지원 협의체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시행자 참여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경기도가 사업계획 협의와 지역 현안 반영 과정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인 참여 방식과 역할은 향후 국토부 및 사업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다.
광역교통대책 법적 권한은 국토부
교통 분야에서는 경기도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윤태완 경기도 교통국장은 이날 답변에서 남양주 도심 와부 공공주택지구의 교통 여건을 고려할 때 광역교통대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이행을 관리하는 권한은 국토교통부에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주요 교통시설이 향후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되고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 개발 구상에서 기존 철도망과의 연계 강화와 광역교통대책 마련을 제시한 상태다.
향후 와부읍과 덕소역·도심역 생활권의 교통혼잡 해소 방안과 원주민 보상·이주대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마련될지, 또 국토부가 경기도와 GH의 사업시행자 참여 건의를 받아들일지가 남양주 도심 공공주택지구 추진 과정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