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1일, 경기도 남양주시청 광장에서 시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9기 최현덕 남양주시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번 취임식은 시민 중심의 행정 비전을 공유하고 본격적인 시민주권시대의 서막을 대내외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자리에서 최현덕 시장은 데이터 기반 첨단 제조와 인공지능(AI), 바이오, 에너지 융합 산업의 거점인 왕숙첨단클러스터 조성을 예고하며 자족도시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100만 메가시티로 도약하려는 남양주의 새로운 여정은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렸으나, 그 이면에는 산적한 개발 현안과 교통망 확충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그동안 남양주는 서울의 거대한 배후 주거지, 즉 베드타운이라는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도시의 자립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경기도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매일 아침 경제활동인구의 상당수가 서울로 원거리 출퇴근을 하며 길 위에서 피로를 감내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를 깨뜨리고 진정한 시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해 최현덕 시장이 던진 승부수가 바로 왕숙첨단클러스터 구축이다.
데이터 기반의 첨단 제조를 필두로 인공지능과 바이오, 에너지 융합 산업을 한데 모으는 왕숙첨단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도시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기술의 씨앗을 남양주 영토에 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환수된 재원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남양주형 이익환수 모델의 도입은 시정의 혁신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장밋빛 청사진 너머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 첨단 기업들은 입지 선정 시 우수한 인재 확보와 수준 높은 정주 여건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확실한 유인책이 결여된다면, 왕숙첨단클러스터는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화려한 청사진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 정교한 실행 로드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민이 행정의 주인으로 우뚝 서는 시민주권시대의 물리적 토대는 원활한 이동의 자유에서 시작된다. 남양주는 방대한 면적에 비해 내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통망이 촘촘하지 못해 지역 간 단절이 심하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최현덕 시장은 취임사에서 남양주 전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대중 교통망을 재편하고 하천길과 둘레길을 정비해 시민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도시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혈관을 뚫어 소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교통 혁신이야말로 도시 곳곳에 흩어진 생활권을 하나로 묶고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현덕 시장이 제시한 안전 중심의 시정도 주목할 만하다.
관행적인 보도블록 교체에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기상 이변에 따른 침수와 고립 등 재난 위험 현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각오는 행정의 기본 책무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행정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관행이라는 이름의 타성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안전보다 중요한 예산은 없다는 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머물지 않으려면, 실무 부서의 예산 편성 우선순위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시민주권시대가 정치적 장식품으로 소모되지 않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동력이 되려면, 현장에서 작동하는 구체적인 예산 배정과 철저한 감시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제 남양주는 위대한 전환의 첫발을 내디뎠으며, 최현덕 시장은 메가시티 고차방정식을 풀어낼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