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구석진 자리, 잡초만 무성하던 방치된 땅이 이웃과 소통하는 초록빛 쉼터로 다시 태어난다. 경기도는 마을 내 버려진 공간을 주민의 손길로 가꾸어 나가는 2027년 마을정원 조성사업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오는 5월 20일까지 대대적인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전역의 19개소를 대상으로 하며, 단순한 녹지 확충을 넘어 단절된 이웃을 잇고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에 대응하는 작은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
도는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마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생활환경 개선의 모범 사례를 구축할 방침이다.
최대 1억 3천만 원 지원, 회색 도시를 식히는 초록의 마법
이번 사업의 핵심은 주민 스스로가 정원의 설계자이자 정원사가 된다는 점에 있다. 최종 선정된 마을 공동체에는 개소당 최대 1억 3천만 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지원금은 정원의 기획부터 설계, 식재, 그리고 이후의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사용된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공간의 역사와 주민의 필요를 담아내는 창의적인 작업이 요구된다.
경기도는 이러한 마을정원 조성사업이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심에 작은 숲을 조성함으로써 탄소를 흡수하고 온도를 낮추는 기후위기 대응의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셈이다.
또한 무분별하게 방치되었던 유휴지가 정원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범죄 예방 효과와 더불어 쾌적한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꽃과 나무로 잇는 사람의 온기, 공동체 회복의 이정표
마을정원은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2017년 첫발을 뗀 이래 지난해까지 도내 137곳에 뿌리를 내린 이 사업은 정원을 가꾸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태선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마을정원은 주민이 함께 빈 땅에 나무와 꽃을 심으며 소통하는 과정 그 자체가 공동체 회복의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주민 참여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의지를 내비쳤다.
참여를 희망하는 공동체는 관할 시군에 신청서를 접수해야 하며, 이후 경기도와 외부 정원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현장 실사와 엄격한 심사를 거치게 된다. 최종 대상지는 7~8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정원이 완성된 후에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정원을 돌보며 유대감을 쌓아가는 과정은 현대 사회의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적 모델이 될 수 있다. 결국 마을정원 조성사업은 식물을 심는 일을 넘어, 우리 사회의 무너진 신뢰와 온기를 다시 심는 숭고한 여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