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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경마장 유치, 가져올 경제 효과와 사회적 비용
  • 최성민 <칼럼>
  • 등록 2026-03-17 20:02:45
  • 수정 2026-03-18 06: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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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으로 촉발된 과천 경마장 이전 논의가 경기도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양주시 역시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과 3기 왕숙신도시라는 대규모 인프라를 앞세워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연간 400만 명 규모의 방문객과 500억 원 안팎의 세수(레저세 등 복합 세입) 확보라는 청사진은 실로 매력적이다.


500억 세수의 유혹, 남양주가 뛰어든 이유

실제로 과천시가 마사회로부터 거둬들이는 연간 세수(레저세 교부금, 재산세, 지방소득세 등)는 약 500억 원으로, 과천시 전체 예산의 10%를 넘는다. 레저세 자체는 마사회가 경기도에 납부하는 도세로 연간 2,000억 원대 규모지만, 과천시는 지방세법에 따라 교부금(징수교부금 3% + 조정교부금) 형태로 일부를 배분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남양주시가 기대하는 재정 자립과 자족 도시 도약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자체 입장에서 경마장은 막대한 세수를 안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다만 유치전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우려가 뒤섞인다. 화성, 시흥 등 서부권과 동두천, 포천, 양주 등 북부 지자체들이 2월 중순부터 TF를 구성하거나 공식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자체 경제효과 분석과 여론전을 펼친 데 비해 남양주시는 3월 초에야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는 상대적으로 늦은 출사표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단순한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남양주시가 다른 지자체들만큼 치밀하고 철저한 대비책과 대응 전략을 마련했는지 여부가 앞으로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다.

남양주시는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형 관광허브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놓았다. 한강 수변과 연계한 치유 농장, 재활 승마, 블루-그린 관광벨트 구상은 획일적인 베팅 시설 경쟁에서 벗어나려는 참신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왕숙신도시의 배후 수요를 흥행 기반으로 삼는 점도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황금알의 그림자, 감당 가능한가

그러나 화려한 조감도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경마장의 막대한 세수는 결국 사행성이라는 강력한 메커니즘에서 나온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총비용은 연간 25조 원을 초과한다. 이는 전국 레저세 전체 수입의 수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자료(2024)에서도 사행산업 이용객이 전년 대비 19.6% 급증한 가운데, 경마 이용객 증가율은 28.9%에 이르렀다.

접근성과 가용성이 높아질수록 도박중독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지역 주민의 도박중독률과 도박행동(빈도, 문제성)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다수 보고되었다. 이는 접근성과 가용성이 도박중독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다만 아직 인과관계를 완전히 입증한 수준은 아니며 소득 수준, 교육 수준,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위험은 개인의 채무 증가, 가정 파탄, 지역 치안 악화, 그리고 공공복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가족 단위 치유와 생태 체험을 내세우지만, 경마 시스템이 동반하는 부작용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3기 신도시 최대 규모인 왕숙지구의 쾌적한 정주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주민들에게 사행성 시설은 정면충돌 요인일 수 있다. 동물 매개 치유 농장이 도박이 남기는 심리적,사회적 상흔을 온전히 덮어줄 수 있다는 기대는 다소 안이한 판단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 세수의 빛에 눈이 멀어 그림자를 외면한다면, 황금알은 결국 도시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갉아먹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위험도 존재한다.

유치전의 성패가 설령 보이지 않는 논리에 좌우될지라도, 그 결과가 남양주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위험을 관리할 정교한 안전장치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남양주시가 과천 경마장 유치에 성공할 경우, 진정한 수도권 동북부 자족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인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우선 레저세 수입의 일정 비율을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립적인 제3자 기관을 통한 사회적 영향평가를 사전에 검토하고 시민, 전문가, 마사회가 참여하는 공론화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장밋빛 경제 수치만 나열하는 포장된 수사학이 아니라, 닥쳐올 위험을 투명하게 공론화하고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객관적 성찰 위에서만 진정한 전략적 승부수가 완성될 수 있다. 남양주시의 선택이 경마장 유치에 성공할 경우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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