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KTX 속초선, 남양주 정차와 왕숙역
KTX 속초선… 남양주 경제자유구역의 게임체인저 왕숙역
남양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조감도. 왕숙역 광역교통망과 첨단산업단지를 연계한 자족도시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자료=남양주시
경제자유구역은 넓은 땅에 선을 긋고 이름을 붙인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금 감면과 규제 특례만으로 기업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기업이 보는 것은 훨씬 현실적이다.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있는가. 고객과 협력사를 만나기 편한가. 서울과 주요 시장에 얼마나 빨리 닿을 수 있는가.
결국 경제자유구역은 땅만 파는 사업이 아니다.
기업의 시간을 파는 사업이다.
남양주도 왕숙을 중심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용지와 첨단산업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청사진을 내놓는다.
남양주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왜 기업이 다른 곳이 아니라 왕숙을 선택해야 하는가.
왕숙역 KTX 정차는 그 답을 훨씬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카드다.
왕숙역에는 경춘선과 GTX-B, 강동하남남양주선이 만날 예정이다. 세 철도망이 한곳에서 연결되면 왕숙은 서울 도심과 강동·하남, 수도권 동부를 잇는 광역철도 거점이 된다.
여기에 속초행 KTX-이음까지 정차한다면 왕숙역의 역할은 더 커진다.
서울로 사람을 보내는 출퇴근 거점을 넘어, 서울과 수도권 동부, 춘천과 강원 북부를 잇는 광역 비즈니스 거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왕숙역의 경쟁력은 KTX 한 노선에 있지 않다. 여러 철도망이 한곳에서 연결된다는 데 있다.
이 연결은 경제자유구역에도 그대로 경쟁력이 된다.
기업 임직원이 서울에서 왕숙으로 출퇴근하고, 고객과 협력사, 투자자가 여러 철도망을 통해 왕숙을 찾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이동시간은 곧 비용이다. 사람을 만나기 쉬운 곳, 인재가 오가기 편한 곳이 기업하기 좋은 곳이다.
왕숙역 KTX 정차는 철도 하나를 더 놓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깔리고 있는 철도망을 왕숙의 산업 경쟁력으로 바꾸자는 이야기다.
따로 놓인 철도는 노선에 그친다. 한곳에서 연결된 철도는 도시의 힘이 된다.
왕숙에는 약 120만㎡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와 금융권 연구개발시설 등 기업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왕숙을 단순한 주거 신도시가 아니라 일자리를 갖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출발이다.
그러나 기업 몇 곳이 들어온다고 자족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전산시설만으로 본사와 연구소, 협력기업과 전문 인력이 어우러지는 산업생태계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서버가 들어온다고 사람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자족도시는 아침마다 서울로 빠져나가던 사람이 도시 안에서 일하고, 외부의 기업인과 연구자가 업무를 위해 찾아오는 도시다. 업무시설과 연구개발 조직, 스타트업과 협력기업, 호텔과 회의시설, 상업과 문화 기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왕숙역 KTX 정차는 바로 이런 이동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왕숙을 대규모 주택단지 옆 산업시설이 아니라, 사람이 계속 오가는 비즈니스 거점으로 바꿀 수 있다.
물론 KTX역 하나가 생긴다고 글로벌 기업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왕숙역 정차만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기업과 인재가 오가기 불편한 곳에 좋은 산업계획만 세워 놓는다고 기업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교통은 산업을 만드는 전부는 아니지만,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범위를 결정한다.
왕숙의 강점은 각각의 사업을 따로 놓고 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첨단산업단지가 있고, 대규모 신도시가 있고, 복합역세권이 있고, 경춘선과 GTX-B, 강동하남남양주선이 만난다. 여기에 KTX 속초선까지 연결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데 산업단지는 산업정책으로, 철도는 교통정책으로, 역세권은 도시계획으로 따로 움직인다면 좋은 시설을 여러 개 만들어 놓고도 서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남양주에 필요한 것은 개별 사업 나열이 아니다.
하나의 도시 전략이다.
왕숙은 아직 완성된 도시가 아니다. 경제자유구역 구상도, 첨단산업단지도, 복합역세권도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사업들을 한 그림에 담아야 한다.
왕숙역 KTX 정차를 경제자유구역과 별개의 교통 현안으로 다룰 이유가 없다. 경제자유구역 계획에서도 왕숙역의 광역 및 간선철도 접근성을 핵심 입지 경쟁력으로 활용해야 하고, 철도정책에서도 산업단지와 업무, 상업 기능이 만들어낼 미래 수요를 함께 봐야 한다.
교통은 기업이 들어온 뒤 덧붙이는 장식이 아니다.
기업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를 결정하는 산업 기반이다.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는 곳마다 첨단산업과 글로벌 기업을 말한다. 남양주도 같은 말만 반복한다면 왕숙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약하다.
왕숙이 내세워야 할 것은 값싼 땅이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 강원권을 연결하고 그 중심에 산업과 업무, 주거와 상업이 한곳에 모이는 입지 경쟁력이다.
왕숙역 KTX 정차가 남양주 경제자유구역을 저절로 완성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왜 하필 왕숙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분명 강력한 답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왕숙역 KTX 정차는 단순한 교통 편의가 아니다.
남양주 경제자유구역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다.
✍️ [기획연재] KTX 속초선, 남양주 정차와 왕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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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온라인 시민커뮤니티 왕숙진접사랑 회장(닉네임: 달빛벗)
※ 본 기획연재는 총 5편으로 이어집니다.
제1편: KTX 속초선… 남양주 정차역, 지금 논의할 때다
제2편: KTX 속초선… 남양주 정차역, 왜 왕숙역인가
제3편: KTX 속초선… 왕숙역, 강원행 제2의 수서역 될 수 있다
제4편: KTX 속초선… 남양주 경제자유구역의 게임체인저 왕숙역
제5편: 게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