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왕숙2 지구 토지이용계획도. 붉은 원 안이 모듈러 공법 적용이 추진되는 A-10블록 위치다. A-10블록은 통합공공임대 1,048호 가운데 555호를 모듈러 방식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자료=LH
남양주 왕숙2신도시에 공장에서 주요 구조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아파트’ 555호가 들어선다. 공사기간을 줄이고 현장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철근콘크리트(RC) 방식보다 높은 공사비가 얼마나 낮아질지가 관건이다.
LH는 다음 달 남양주왕숙2 A-10블록을 포함한 4개 사업지에서 총 2,281호 규모의 모듈러 공법 적용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모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왕숙2 A-10은 전체 1,048호 가운데 555호를 모듈러로, 나머지 493호를 RC 방식으로 짓는 혼합형 단지다. 최고 28층 규모로 계획됐다.
A-10은 공공분양이 아니라 통합공공임대주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이 블록의 1,048호 통합공공임대 건설사업을 승인했으며, LH는 이번 민간사업자 공모를 통해 모듈러 공법 적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기 단축 장점…현재 비용은 RC보다 높아
모듈러는 구조체와 내부 마감의 상당 부분을 공장에서 만든 뒤 현장으로 옮겨 설치하는 탈현장건설 방식이다. 기초·코어 공사와 모듈 제작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고, 현장 인력과 고소작업 감소에 따른 안전성 향상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8월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면 공사기간을 통상 30% 안팎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 공사비는 일반 공법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진단했다. 일반 공법보다 추가되는 비용을 호당 약 7천만원으로 보고, 2030년까지 공공주택의 초과 공사비 가운데 약 절반을 재정으로 지원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 기준을 왕숙2의 모듈러 555호에 단순 대입하면 초과 공사비는 약 388억5천만원이다. 호당 3천500만원 수준의 지원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약 194억2천만원이다.
다만 이는 왕숙2 A-10의 확정 공사비나 확정 지원액이 아니다. 정부가 제시한 모듈러 공법의 평균 초과비용과 지원방향을 555호에 산술적으로 적용한 값이다. 실제 사업비와 정부 지원액은 향후 공모조건과 설계·시공방식, 예산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555호 모듈러·493호 RC…한 단지서 비교
LH도 높은 공사비를 모듈러 확산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2030 LH OSC 주택 로드맵’은 2026~2029년 공사기간을 기존 방식보다 30% 줄이고, 공사비를 기존 공법의 115%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중기 목표로 제시한다. 2030년 이후에는 공사기간 50% 단축과 기존 공법 수준의 공사비 달성이 목표다.
왕숙2 A-10이 주목되는 이유는 같은 단지에서 모듈러 555호와 RC 493호가 함께 건설된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공사기간과 공사비, 품질 등을 비교할 수 있는 대규모 사례가 될 수 있다.
추가 공사비가 곧바로 입주자의 임대료로 넘어가는 구조도 아니다. LH의 통합공공임대 표준임대조건은 임대시세와 입주가구의 소득구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정부가 모듈러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주택 공급 속도와 건설현장 인력 문제도 있다. 2027~2030년 공공부문 모듈러 발주 목표를 기존 1만2천호에서 2만호로 늘려 연평균 5천호 수준까지 확대하고, 물량 확대를 통해 제조시설 투자와 표준화를 끌어내 단가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왕숙2 주민 입장에서는 신공법 자체보다 공급 일정이 실제로 얼마나 앞당겨지는지가 더 중요하다. 공모 이후 사업자 선정과 설계, 제작·시공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공기 단축 효과가 실제 입주 일정 단축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를 연간 5천호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왕숙2 A-10의 555호는 공기 단축이라는 장점과 높은 비용이라는 약점을 한 단지에서 동시에 검증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실제 사업에서 공기는 얼마나 줄고, 추가 비용은 얼마나 낮아지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