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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 저소득층 문턱 낮춘다
  • 손종국 기자
  • 등록 2025-12-09 21: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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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의 소득을 반영하던 부양비 제도 전면 폐지… 비수급 빈곤층 완화 기대
  • 2026년 의료급여 예산 9조8천억 원 편성… 역대 최대 1조2천억 원 증액
  • 본인부담 차등제·정신과 상담치료 지원 확대 등 이용자 중심 제도개선 추진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의료급여 부양비 제도를 26년 만에 폐지하고 2026년 의료급여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9조8천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 강화와 제도 불합리 해소를 위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9일 열린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6년 의료급여 예산안과 주요 제도개선 사항을 보고했다. 가장 큰 변화는 부양의무자 소득 일부를 수급자의 소득으로 간주해 적용하던 부양비 제도가 2000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폐지된 점이다. 실질적으로 가족에게 지원받지 않더라도 가상의 지원액이 소득으로 반영돼 수급 탈락을 초래했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부양비는 제도 초기에 부양의무자의 소득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한 뒤 50%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현재는 일률 10%만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부양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조정 폭도 제한적이었다. 내년 폐지로 저소득층의 수급자격 문턱이 완화되고, 비수급 빈곤층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향후 부양의무자 기준 전반을 간소화하고 고소득·고재산 보유자 중심으로 기준을 제한하는 로드맵을 내년 상반기 마련할 계획이다.

 

2026년 의료급여 예산은 9조8,400억 원으로, 올해 대비 1조1,518억 원(13.3%)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수급자 수 증가에 따라 진료비 지원 예산이 약 1조 원 확대됐고, 부양비 폐지 관련 예산 215억 원, 정신질환 수가 개선 및 입원 식대 조정 등 의료 질 향상 예산 396억 원, 요양병원 중증 입원환자 간병비 지원 예산 763억 원도 반영됐다.

 

의료이용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본인부담 차등제도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본인부담률 30%를 적용하는 제도다. 산정특례 환자, 중증장애인, 아동, 임산부 등 취약계층은 제외되며, 약 156만 명의 수급자 중 상위 0.03% 수준인 550여 명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진료 횟수가 180회, 240회, 300회를 넘는 시점마다 수급자에게 문자 안내를 제공하고, 300회 초과 이용자에 대해서는 의료급여관리사가 집중 관리에 나선다.

 

정신건강 분야 보장성 강화도 포함됐다. 개인 상담치료는 주 2회에서 7회, 가족 상담치료는 주 1회에서 최대 3회로 확대되며, 급성기 정신질환자 치료 활성화를 위해 집중치료실 수가가 신설된다. 올해 신설된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료도 병원급 기준 약 5.7% 인상된다. 이 밖에 치료식, 산모식, 멸균식 등 입원 식대는 건강보험 의원급과 동일하게 조정된다.

 

요양병원 중증 입원환자에 대한 간병비 지원은 건강보험의 간병 급여화 논의와 병행해 구체 방안을 마련한 뒤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제도개선 전반이 저소득층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정부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의료급여 체계 구축을 목표로 개선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내년도 의료급여 예산 확대와 부양비 폐지는 정부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변화”라며 “보장성 강화와 함께 적정 이용을 유도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급여 제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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