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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서 스타벅스까지 - 손기환의 현실풍경 ‘바람이 분다 - 희망가’ 개인전 개최
  • 손종국 기자
  • 등록 2025-11-05 09: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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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의 잔여와 희망의 색채로 그린 우리 시대의 자화상

시각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의 ‘현실적 동일성’을 추구해 온 손기환의 개인전 ‘바람이 분다- 희망가’가 11월 5일(수)부터 18일(화)까지 나무아트에서 열린다.

 

애기봉-스타벅스 162.0 ×130.3 cm Acrylic on Canvas 2025 최근 핫 플레이스 인 `애기봉-스타벅스` 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북한이 보이는 최북단의 전망대에 들어선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분단의 비극이 관광 상품으로 소비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3년간 집중해 온 신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손기환은 오랫동안 DMZ, 분단, 전쟁, 근현대사의 균열을 탐구해 왔으며, 이를 더 이상 ‘과거의 잔상’이 아닌 현재의 사건으로 불러낸다.

 

그의 회화는 딱지·우표·전단(삐라)·만화·포스터 등 대중 인쇄물의 문법을 과감히 끌어들인다. 만화적 과장과 팝적 색채 속에 스며든 냉소와 아이러니는 현실의 불안과 희극이 교차하는 한국적 풍경을 독자적으로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바람이 분다’는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에서 가져온 구절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시인의 마지막 문장을 변주한다. 여기에 작가는 ‘희망가’라는 부제를 덧붙였다. 절망의 시대를 지나며 여전히 ‘그리는 자’와 ‘바라보는 자’가 존재한다는 믿음, 그것이 손기환의 회화가 내뿜는 정서적 진동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최근 핫플레이스인 ‘애기봉-스타벅스’ 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북한이 보이는 최북단의 전망대에 들어선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분단의 비극이 관광 상품으로 소비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샤면의 풍경’ 또한 중국 샤먼과 금문도 사이 단절과 갈등의 모습은 사라지고 관광객과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포토존이 되는 현실의 지점이 우리 현실과도 다르지 않음을 표현하고 있다.

 

손기환은 확실히 자신의 주제를 위한 소재를 감각적·개념적으로 포착하는 더듬이 기능이 예민하다. 우리가 부주의하게 지나치는 사건과 단서들을 포착하고 엮어서 분단 현실과 현상으로 제유하면서도, 그것을 다시 각 개인 단위의 실존적 문제로 소급해서 전체와 부분을 아우르는 형상성을 도출해 낸다. 중후한 거대 담론의 역사성과 통속적 감각 기제가 상호 얽히면서 이끄는 팝(Pop)적 소통 감수성이 바탕에 있고, 그것은 분단에 대한 비판성의 직접적 제시 및 비유, 팝적 대중성과 역사적 비극성이 맞물리면서 구성한 분단 극복의 알레고리로서 손기환의 회화적 ‘희망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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