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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레이시아 FTA 최종 타결…전기차·철강·디지털 신산업 협력 확대
  • 손종국 기자
  • 등록 2025-10-28 12: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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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개시 후 6년 만에 협상 타결…한국의 27번째 자유무역협정
  • 자동차·철강 등 주력품목 추가 개방,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기반 마련
  • 녹색경제·디지털무역·할랄협력 등 미래지향형 협력체계 최초 반영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26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뜽쿠 자프룰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이 쿠알라룸푸르에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한국이 체결한 27번째 FTA로, 전기차·철강 등 주력 산업의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디지털·녹색경제 분야의 협력 기반을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린 2025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한-말레이시아 FTA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식에서 뜽쿠 자프룰(Tengku Zafrul)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과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한-말레이시아 FTA는 한국이 아세안(ASEAN) 지역에서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체결하는 양자 자유무역협정이다. 이번 협정을 통해 양국은 한-아세안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다루지 못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하고, 서비스·투자·신산업 협력 분야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협력 틀을 완성했다.

 

이번 협상은 2019년 첫 개시 후 일시 중단됐다가 2024년 3월 재개돼, 6차례의 공식 협상과 다수의 실무협의를 거쳐 타결됐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불안정한 통상환경 속에서 수출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세안 지역 내 맞춤형 FTA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팜유·주석·천연가스 등 자원 부국이자 반도체 조립·테스트 등 후공정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3%를 차지하는 제조 강국이다. 아세안 내 한국의 3위 교역국, 4위 투자대상국으로, 이번 협정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수출입 품목 다양화가 기대된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전체 품목의 94.8%, 말레이시아는 92.7%를 자유화한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682개, 한국은 288개 품목의 관세를 기존 FTA보다 추가 인하하거나 철폐하기로 했다. 또 향후 관세 인상을 금지하는 ‘스탠드스틸(standstill)’ 조항을 명문화해 예측가능성을 확보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완성차 및 조립용 부품세트(CKD)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했다. 전기차 세단·SUV의 CKD 관세(10%)가 철폐되고 완성 전기차 SUV 관세(30%)는 50% 감축된다. 가솔린·하이브리드·디젤 CKD 자동차의 관세도 단계적으로 낮아져, 현지 CKD 공장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전망이다.

 

철강의 경우 말레이시아의 민감성을 감안하면서도 9개 품목의 관세를 5%에서 0%로, 12개 품목을 15%에서 10%로 인하하는 등 추가 양허를 확보했다. 특히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는 한국산 철강은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으며, 일본 등 경쟁국과 동일한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는다.

 

화학·바이오원료 분야에서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의 관세가 철폐되고, 팜산유·요소수 등 주요 원료의 잔여 관세가 낮아져 원가 절감과 공급 안정이 기대된다. 반면 국내 민감 농수산물은 대부분 보호하고, 열대과일·수산물 위주로 제한적 양허를 적용했다.

 

원산지 규정에서는 자동차 부품, 배터리, 화장품 등 주력 수출품의 역외산 재료 허용범위를 확대해 RCEP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가공식품의 경우 라면, 커피, 아이스크림 등에서도 한국산 인정 범위가 넓어졌다. 반면 신선 농축수산물과 홍삼·조미김 등은 국내산 원재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서비스·투자 부문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체결한 FTA 중 처음으로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해 자유화 수준을 높였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이 철폐돼 전기차 조립·제조업 등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 확대가 가능해졌으며, 투자 보호 조항도 한층 강화됐다.

 

이번 협정의 또 다른 특징은 ‘신통상 분야’의 대폭 확장이다. 디지털무역 장에서는 전자적 전송물 무관세, 디지털 제품 비차별 대우,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등을 보장했다. 이를 통해 K-콘텐츠, 게임 산업 등 디지털 분야의 말레이시아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통상협정 중 최초로 ‘녹색경제’ 장을 신설해 저탄소 기술개발, 청정·재생에너지 확산 등 기후위기 대응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할랄·바이오·지식재산권·공급망 등 11개 핵심 분야별 협력 프로그램을 명시해 실질적 산업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여 본부장은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시장 개방과 더불어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지향적 협력으로 한-말레이시아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협상 타결 선언 이후 법률 검토 및 국문 번역 절차를 마친 뒤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협정을 조속히 발효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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